명리학

명리학과 몬테소리 - 길을 안내한다는 공통점

놀공 2023. 10. 13. 21:07

몬테소리 교사 시절, 나는 몬테소리 여사의 천재성과 교육철학에 푹 매료되었었다. 몬테소리 교육은 아이들이 자기의 관심사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 필요한 상황에선 아이들을 통제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활동을 하게 둔다. 하루 종일 교실 바닥을 쓸기만 하는 아이가 있어도 말리지 않는다. 몬테소리는 인간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니 아이들도 각자의 시간표에 맞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최대한 하며 만족할 때까지 하게 두는 것이다.

전체 학급을 일률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개별과 소모둠으로 하는 활동이 전체 학급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보다 비중이 크다. 이렇게 각 개인을 온전히 존중한다. 스무 명이 넘는 만 3 ~ 6세 아이들을 이렇게 자율적으로 행동하도록 놓아두면 교실 모습이 어떨까? 언뜻 생각하면 혼돈 그 자체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는데도 가끔 한두 명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상당히 조용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스스로 선택한 활동을 하며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이 어떻게 가능할까? 교사가 각각의 아이들의 호기심, 관심, 능력, 수준, 기질 등을 파악해 그에 맞는 활동을 제시하고 교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몬테소리 교실은 수준별, 과목별 교구들로 가득하다. 교사가 미리 환경을 다 만들어 놓는다. 매월의 커리큘럼 또는 계절에 맞춰 약간의 계획된 변화를 주기도 한다. 몬테소리 교사는 직접 가르치고 주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가이드, 디렉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어느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다. 그런데 자기만 옳다고 하기 일쑤다. 나와 같아지라고 한다. 그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지도 않고 다름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명리와 몬테소리는 그렇지 않다. 다양성은 당연하다. 3세부터 6세까지의 아이들을 한 교실에 넣는 것부터가 다양성과 서로의 의존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명리는 인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끝판왕이다. 10간 12지의 조합으로 50만 개가 넘는 사주팔자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이들도 많지만 그들은 또 각각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다. 태어난 날짜와 시간은 같더라도 운은 다르다. 우리는 정해진 환경에서 태어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내가 환경을 조정할 수가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옮겨갈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 내가 내 운명의 주인이다. 이 “주체성과 자유”라는 가치가 몬테소리와 명리의 공통점이다.

이쯤 되니 내가 몬테소리를 공부한 것도 그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몬테소리 교사 과정을 하며 알게 된 인간에 대한 지식과, 현장에서 경험을 하며 느낀 점들이 명리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힘들었던 시절에 내내 나 자신과 습관을 바꾸기 위해 환경을 바꾸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그래야 나의 운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던 듯하다. 물론 당시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지금 보니 나의 운의 흐름이 답답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노력의 결과가 나중에 나왔다. 운이 풀리는 시기가 오자 능력을 인정받게 되고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에너지의 흐름은 있으나 안 풀린다고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라 잘 풀릴 시기를 대비하는 것이다.

교사 시절, 나는 아이들 교육도 중요하지만 학부모와 교사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꿈을 꾸었다. 당시는 경험도 부족하고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해 나중에 은퇴할 무렵에 하자고 미루어 두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강의나 강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고 마음먹었다. 글쓰기 연습도 해서 책을 낼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자고도 생각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보험일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 교육할 일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능력은 갖춰가는데 일이 다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에 대한 나의 꿈은 희미해져 갔다. 이러다 백년지대계의 꿈은 펼쳐 보지도 못하고 다른 길을 걷겠구나 하는 와중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문득 몬테소리와 명리학의 접점을 찾게 될 줄이야!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더니 꿈꿔왔던 것이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 보험일을 하며 만난 다양한 인간상도 명리학 공부에 도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성印星”이라는 에너지를 갖고 태어났다. 인성은 공부를 좋아한다. 또한 식신食神이라는 에너지로 공부한 것을 잘 표현하고 가르치고 활용할 수 있는 재능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도 자꾸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고 잘 가르친다는 소리도 좀 듣는 편이다. 몬테소리와 한국학교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쳤고 보험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세일즈보다는 에이전트들을 교육하고 고객에게 정보를 쉽게 알려주는 일을 더 많이 한다.

 

50여 년 살면서 발견한 나의 재능은 가르치고 중재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MBTI와 명리학이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호신샘의 말씀대로 내가 내 인생의 계획표대로 잘 살아왔나 보다. 뜻하지 않은 이민생활을 하며 그저 상황에 맞춰 선택하게 된 일들을 했기에 나는 내 계획과 의도와는 참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보니 과정은 좀 다르나 결과적으로는 방향이 맞아가고 있다. 어디에서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고 했는데 그 말은 잘 지켜온 것 같다. 방황은 했어도 방향은 잘 잡은 듯하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각자가 타고난 기질, 환경을 파악하고 세상의 변화하는 에너지에 어떻게 맞추고 계발해 나갈지를 안내해 주는 가이드가 되면 어떨까? 사람들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계가, 나아가 삶이,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도록 길을 보여주는 명리 안내자가 되어 보자. 내 인생에 있어 직업은 다양했으나 모두 길을 안내하는 일이다. 아이들과 학부모가 성장하는 길, 돈과 위험을 관리하는 길, 인생을 가꾸어 나가는 길. 이토록 귀한 일들, 달라 보이는 일들을 순서대로 잘 끌고 왔다. 감사한 일이다. 이제 내 인생의 다음 임무를 잘 해내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 보자고 나 자신을 토닥토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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